2019년 겨울캠프

글: 이가은, 권민아

 매년 YLA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새로운 기수에게 하는 단골멘트가 있습니다. “겨울캠프까지만 버텨라.” 후배들은 도대체 겨울캠프가 어떤 것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YLA 교육과정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1학기에 그만둡니다. 하지만 겨울캠프가 지나고 그만두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오히려 반성과 자극을 통해 수료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집니다. 우리는 7일간의 겨울캠프에서 무엇을 발견했던 것일까요?

  모처럼 주어진 방학이후 학생들은 경기도청소년수련원으로 모였습니다. 연수원은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한적한 환경이었습니다. 아서당이 도시와 떨어진 곳을 선택한 이유는 방해받지 않고 집중학습을 진행하기 위해서 입니다. 반편성을 통해 익숙한 반 학우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반의 다양한 학우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YLA 삼청, 장충, 인천, 울산반과 부경대LA 다섯 개 반의 학생 92명이 A, B, C 세 개의 반으로 나뉘어 공부했습니다.

 입소식에서 캠프기간 공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지향에 대한 확인과 격려가 있었습니다.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마치자 바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일주일동안 밤잠을 아껴가며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입니다.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눈빛이 빛났습니다. 질문의 양과 깊이도 한층 수준 높았습니다. 평소 수업보다 긴 호흡으로 진행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캠프 중반쯤 되었을 때, 조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14기 학우들은 뒤로 나가서 서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조는 학우가 있으면 어깨를 주물러 주고 등을 두드려 주며 서로를 깨워주었습니다. 발표를 했던 A반의 한 학우는 떨리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학우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울산반의 학우의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반의 체면을 감당해야 하기에 준비를 더 많이 했을 것입니다.

  캠프 4일차 저녁에는 고재학 교수님의 유태인 교육 특강이 있었습니다. 유태인 교육법부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특강이 끝나고는 교수님들께서 14기 학우들을 위해 준비해주신 깜짝 선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치킨과 맥주였습니다! 학우들은 4일 만에 맛보는 치맥에 들떠있었습니다. 반끼리 모여 교수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치맥을 마시던 중 아서당 노래 자랑이 열렸습니다. 반에서 제일 가는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다함께 즐기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아직 남은 일정이 있으니 마지막 밤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해산하자는 교수님의 말씀에 14기 학우들은 방금 전까지 열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빠르게 정리를 한 후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숙소에는 학생들이 없었습니다! 14기 학생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숙소로 돌아간 줄 알았던 14기 학생들은 1층 스터디 존에서 케이스스터디 및 개인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 까지 맥주를 손에 들고 노래를 즐겁게 따라 부르던 모습은 없고 학우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있었습니다.

 캠프 막바지,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김흥숙 교수님이 B반에서 진행하신 수업이 끝나고 하나 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고민을 털어놓는 자리로 발전했습니다. 교수님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문학과 삶에 대해, 가져야할 몸가짐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친구는 용기있게 마음의 우울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인생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조언을 나누어주시고 따뜻하지만 위트있게 다독여 주셨습니다. 이는 지식만을 전달하는 강의에서 얻기 힘든 살아있는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특강은 박일규 교수님의 <우리 술과 우리 문화>였습니다. 양조기술뿐만 아니라 침술도 공부하신 박교수님께서는 장기자랑 준비 중 발목을 접질린 학생에게 침을 놓아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강의에서는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발효 원리와 전통주의 분류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특강이 끝나고서는 교수님께서 담그신 전통주를 나눠 마시며 감상을 나눠보기도 했습니다.

 이어진 장기자랑에서는 14기의 넘치는 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반에서 준비한 공연은 의상과 분장까지 동원되었습니다. 가면을 쓴 의문의 사나이,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등장했습니다. 학생들의 열정이 담긴 무대는 모두의 뜨거운 호응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인천 상공회의소에서 마련해주신 음식과 함께 그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리였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퇴소식이 치러졌습니다. 학생들은 감사함을 담아 그간의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주시는 교수님들이 계셨습니다. 이번 겨울캠프가 14기에게 진한 우정과 추억을 가져가는 소중한 시간이었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머리로 타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에 한 발자국 가까워졌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