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감사편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보행감사 (步行感謝)

                                                                                   이시명
내가
걸어다니는 것은
땅을 딛고 걷는 것이 아니다
거대한 공 모양의 지구가
소리 없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우주 은하계에서
빈 공간을 허우적거리게 될 나를
말없이 떠받쳐주기 때문이다
무시로,
더럽고 냄새나는 발 밑을
조금도 역겨워하지 않고
변함없는 온정으로 받쳐주며
우주 미아가 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늘 체중보다 더 많은
욕심으로 가득 찬 나에게
한없이 베풀어주는 지구 친구에게
오늘 하루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걸어보아야겠다

아름다운서당은 학생들의 주도적인 학습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때문에 교수님들께서도 항상 학생들의 역할을 강조하시고, 학생들도 최선을 다해 자료조사를 하고 과제를 완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YLA가 온전히 학생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약 일 년 간의 과정을 통한 저희의 성장에는, 땅처럼 조용히 우리를 지켜봐주시고 지탱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시를 읽으면서 지난주 토요일, 함상준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12, 공교롭게도 스승의 날을 딱 사흘 앞둔 날, 장충반은 담임교수님 특강시간을 맞아, 성수아트홀에서 뮤지컬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관람하였습니다.

장충동에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나누어 타게 되었는데, 저와 다른 두 명의 학우들은 함상준 교수님과 함께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사실 택시를 잡기 전까지만 해도 자리배치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택시를 잡고 나서야 우왕좌왕하다가, 조수석이 가장 편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학우들 셋이 뒷자석에 함께 타기로 하였습니다.

그 때까지도 차를 타는데에 있어서 따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갈피를 못 잡던 저희의 모습이 마음에 걸리셨던지, 지난주 장충반을 방문하신 함상준 교수님께서, 넌지시 저희에게 말씀하시기를, ‘택시를 타고, 자가용을 타는 데에도 의전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차를 탈 때는 조수석 뒷자리가 상석이라고 합니다. 다만 네 명이 택시를 탈 때는 조수석이 상석이고, 자가용을 탈 때는 운전자에 대한 예의로 조수석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고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온전히 우리의 사유만에서 기인할 수는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백지를 받아들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가 어렵듯이, 유사한 경험이 없는 저희가 택시 탈 때에도 의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행실은 작은 부분까지 유심히 살펴보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조금씩 개선되는 것입니다. 일 년간의 YLA 과정을 통해 저희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보듬어주시는 마음으로 저희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 13기 김채은

이사장님, 아름다운서당 교수님들, 그리고 저희를 지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저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온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